오늘날 BRCGS 인증은 문서 심사의 수준 넘어, 기업 내부의 ‘문화’까지 점검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식품안전문화(Food Safety Culture)’ 항목입니다. 본 글에서는 이 항목이 영국 소매유통협회의 글로벌 식품 안전표준에 도입된 배경과 기업이 어떻게 이를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식품안전문화 항목의 도입 배경
BRCGS는 8판(Version 8)부터 식품안전문화(Food Safety Culture)를 정식 항목으로 포함시키며, 식품안전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규정을 지키는 시스템을 넘어서, 조직 전반에 걸친 안전에 대한 ‘인식’, ‘태도’, ‘행동’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입니다. 실제 식품 안전사고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시스템보다 사람의 실수 또는 인식 부족이 더 큰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 항목이 신설되었습니다. 또한 글로벌 식품산업 전반에서 투명성, 책임성, 소비자 보호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사람 중심의 관리’가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기업 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도 결국 위험 요소를 막지 못한다는 교훈이 반영된 것입니다. 미국 FDA, 유럽 식품안전청(EFSA) 등도 식품안전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BRCGS는 이에 발맞춰 글로벌 기준을 반영한 항목을 도입한 것입니다.
식품안전문화 항목의 핵심 요소
BRCGS가 요구하는 식품안전문화는 단순한 구호나 표어가 아닌,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체계를 의미합니다. 핵심 요소는 ▲경영진의 참여 ▲직원 교육 ▲의사소통 체계 ▲성과 측정 및 피드백 ▲지속적 개선 등으로 구성됩니다. 특히 이 항목은 전사적인 참여와 조직 전반의 분위기를 평가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문서 작성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경영진이 식품안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현장 방문 시 관련 내용을 직접 언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직원 교육은 형식적인 교육 이수보다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여부, 교육 이해도 확인, 행동 변화 여부 등이 핵심 평가 대상입니다. 일부 기업은 교육을 게임이나 퀴즈 형식으로 구성해 직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의사소통 또한 수직적 명령 체계가 아니라, 직원이 자유롭게 안전 이슈를 제기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실수나 위반 사항을 은폐하지 않고 즉시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핵심인 것입니다. 또한 내부 감사, 불시 점검 등을 통해 식품안전문화의 실제 운영 정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절차도 요구됩니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실행 전략
식품안전문화 항목을 효과적으로 준비하려면 단순히 ‘전사 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업 규모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며, 실행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우선, 식품안전문화 전담 책임자 또는 TF를 구성하고, 경영진과 실무부서 간의 정기적 논의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현장에서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자가진단표, 직원 인식조사 설문, 체크리스트 등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일정 주기로 ‘식품안전의 날’ 같은 캠페인을 운영하거나, 내부 우수사례를 포상하는 문화도 식품안전문화 강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외부 심사 시 ‘문화적 정성 지표’로 작용하여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교육자료, 행동지침, 안전 관련 게시물 등 ‘눈에 보이는 안전’ 요소들을 적극 활용하여 시각적 메시지를 강화하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활동이 단순한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스스로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행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결론: 시스템을 넘어 사람으로 이어지는 안전의 완성
식품안전은 이제 ‘사람과 문화’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BRCGS가 식품안전문화를 항목으로 도입한 것은 인증 기준의 변화인 것뿐만 아니라, 식품산업 전반의 질적 도약을 요구하는 신호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조직문화는 시스템보다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식품안전문화 항목은 작은 기업에게 더 큰 기회이자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조직 전반이 식품안전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실천하며, 개선하는 문화로 변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BRCGS가 요구하는 진정한 ‘식품안전문화’입니다. 인증 준비 과정에서 이 항목을 실질적 변화의 기회로 삼는다면, 기업은 한층 더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